덕산중고등학교 설립유공자 공덕비
덕산중·고등학교 설립유공자 운암(雲岩) 박성우 선생, 후성(厚聲) 조수원 선생, 동은(東蘟) 조세형 선생 공덕비(功德碑)
암흑의 36년 세월 일제 식민강점의 시대가 가고 혼란한 해방정국을 건너 조국은 광복을 맞이했으나 강토는 남북으로 갈리고 국민경제는 피폐와 가난의 연속이었다. 대다수 국민이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비극적인 우리나라 현대사의 한 자락에서 고장과 나라 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을 통하여 육성되는 인재들임을 통감하고 가난한 지역 주민들의 자제들에게 중등교육의 기회를 만들어 주고자 분연히 일어나서 시종일관 자기희생과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신 어른들이 계셨다. 오랜 세월 숨겨졌던 님들의 거룩한 뜻과 공적을 높이 드러내어 영세불망 기리고 우리 모두 심장의 더운 피가 식을 때까지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고자 덕산중·고등학교의 창설과정에 녹아있는 공적의 발자취를 여기에 새긴다.
1948년 후성(厚聲) 조수원 선생, 운암(雲岩) 박성우 선생, 동은(東蘟) 조세형 선생 등은 사재를 모아 중학교를 설립하는데 뜻을 같이하고 덕산, 봉산, 고덕, 삽교 등 인근 4개면 유지들과 함께 덕산중학교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일을 추진하면서 옛 덕풍현의 이름을 따라 교명을 덕풍고등공민학교로 결정하였다. 봉산면장직을 사퇴하고 학교 설립사업에 전력한 후성(厚聲) 조수원 선생과 언제나 지역 공동체를 위한 일에 힘썼던 운암(雲岩) 박성우 선생 그리고 평소 의로운 일에 자신의 것을 아끼지 않았던 동은(東蘟) 조세형 선생 등은 우선 학교설립기금으로 논 600평씩을 희사하였다. 그리고 부족한 기금을 확보하기 위해 모금 활동에 나섰는데 봉산면 효교리 강희선 님, 동면 하평리 조인형 님, 고덕면 용리 마종익 님, 덕산면 북문리 고희석 님, 삽교면 안치리 홍영식 님 등 추진위원들이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각별히 열성을 다하였다. 그리고 봉산면 효교리에서 문맹 퇴치를 위한 강습소를 운영하다가 문을 닫고 있던 강희선 님은 사용하던 교육 자재들을 기꺼이 희사하였다. 특히 모금 과정에서 눈물겹게 고마운 사연들이 많이 있었으나 여기에 낱낱이 기록하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갖가지로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름 모를 분들 또한 잊을 수가 없다.
한편 선생들은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1948년 7월 덕풍고등공민학교 설립인가를 받아 개교함으로써 꿈에 그리던 이 지역 중등교육의 장을 열게 되었다. 당시 봉산면 당곡리 소재 봉산수리조합사무실 건물을 교사로 사용하다가 1949년 3월에는 지리적으로 4개면 지역의 중심지에 있는 봉산면 하평리 속칭 농장벌의 창고로 교사를 이전하였다. 학교 대지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의 소유였던 것을 큰 노력을 기울여 적산관리청으로부터 불하받았다. 여러 가지 현안으로 3년여 동안 도 학무국을 빈번히 왕래하면서 일을 추진하여 1951년 12월 4일 덕산중학교 설립인가를 받아 힘을 얻은 선생님들은 이어서 덕산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여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1955년 4월 27일 덕산고등학교 설립인가를 받아 동년 5월 16일 마침내 개교하게 되었다. 중학교 개교 4년여 만에 이루어 낸 실로 자랑스러운 또 하나의 역사적 쾌거가 아닐 수 없었다. 교육사업가로서의 뛰어난 경륜을 지녔던 선생님들의 투철한 교육관과 민주적 지도력으로 학교 설립 추진과정에 많은 지역 주민들의 동참과 협조와 성원을 끌어냄으로써 덕산중·고등학교가 설립 개교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학교사(史) 59년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갔다. 바람 소리, 새소리 여전한데 임들은 가셨다. 그러나 저 하늘과 고향 산천에 서려 있는 임들의 숨결은 지금도 꽃같이 피어나고 있나니 학교는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으며 수많은 학생이 삶의 지혜를 갈고 닦아 세상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다. 가슴마다 화려한 이상을 품고 희망의 나라로 쏟아지듯 교문을 나서는 젊은 날의 퍼레이드 아름다운 파노라마여! 그들은 가정과 사회와 나라를 위하여 유능한 인재로 활약하고 있는 덕산중·고등학교의 모습이오, 임들의 표상이다. 임들은 가셨으나 가시지 아니하였다. 학교의 역사 위에 큰 별로 반짝이는 임들의 초상이여! 배움에 굶주린 가난했던 시대에 한 줄기 빛으로 이 땅에 서서 우리들의 사랑하는 청소년을 위하여 거친 터전 일구어 드높이 쌓은 빛나는 교육의 금자탑 위에 우리 모두 옷깃을 여미고 삼가 고개 숙여 존경과 감사의 헌사를 바친다.
서기 2007년 3월 3일
제5회 동문 이일구 글 짓다.
덕산중학교 총동창회 세우다.